무겁고 끈적한 공기 사이로 시원한 '바람'이 불기 시작하면 문득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.
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이 '바람'은 가을이 보내는 가장 정확한 신호입니다.
가을의 바람은 봄에 부는 바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.
바람이 불어야 잎이 떨어지고 잎을 떨어뜨려야 나무는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습니다.
면적이 넓은 잎은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.
나뭇잎이 흙 (혹은 물) 위로 떨어져야 박테리아가 살아갈 수 있고,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 나뭇잎은 양분이 되어 다시 나무에게로 돌아갑니다.
이 모든 순환의 시작에는 바로 '바람'이 있습니다.